그저께 토요일… 어떤 만남이 있은 뒤에도 마음은 계속 무겁습니다.
한때… 꿈이 아닌 열망으로 가득 차 있던 시절…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맺은 사람들… 그들은 나에게 먼 세계의 소식을 전해주었다.
신춘문예에 당선된 분들을 축는 자리입니다.
오랜만에 만난 곳. 그는 아낌없는 축하를 전했다.
토요일이면 아버지가 나를 기다리고 계실 것을 알고,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먼저 출발하겠다고 말씀드려 양해를 구했습니다.
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… 지금은… 너무 낯선 세상이고… 20년 넘게 잊고 있던 인연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.
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내 귀에 구름처럼 보입니다.
요즘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체카톡방에 강제로 들어가게 되는 일이 잦다.
사람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
나는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새로운 관계를 계속하기에는 너무 늙었습니다.
이제 남은 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.
내 시간에… 아버지의 시간도 추가해야 해요. 아버지가 남은 시간 동안 외롭지 않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시간에 내 시간도 더해 주어야 한다.
그런데… 그날 내 이해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.
결국 나는 아버지께 갈 수 없었다.
나도 칠십대다.
그러고 보니… 매일 일정이 겹쳐서 하루에 두세 번씩 달리다 보면 지치는 것 같아요.
드디어… 헤어지고 돌아오는데 멀미가 나더라고요. 나는 아팠다.
마음이 무거웠습니다.
단체카톡방에서 나갔습니다.
나는 관계를 끊었습니다.
사람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관계를 맺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임은 분명합니다.
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외부로 향하게 될 에너지가 내부로 수집됩니다.
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분명 손을 잡고 만나면 행복하겠지만, 정기적으로 모임에 갈 여유는 없습니다.
없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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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었습니다.
토요일에는 갈 수 없었던 월요일에 삼촌 댁에 갔습니다.
삼촌 집 부엌에서는 음식 냄새가 났다.
점심을 만들어 같이 먹었고… 그리고 아버지가 필요로 하신 생필품을 사러 서문시장에 갔습니다.
… 편안해요. 하루 이틀의 불편한 감정을 정리하고 다시 해질녘 산책을 하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… 평화롭습니다.
일몰..저도 아부도..저희는 벌써 일몰에 도착했습니다.
.. . 아름다운 일몰의 계절이 왔습니다.
지는 해가 아름답기를… 남은 시간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… .